Secrets.And.Lies.1996.iNTERNAL.DVDRip.XviD.CD2-ViaCrucis

- 직업은 있니?
- 네

잘됐구나

- 무슨 일을 하니?
- 검안사예요

- 뭐?
- 시력검사를 해요

안경사 말예요

그래?

- 뜻밖이구나
- 뭐 하세요?

공장에서 일해

맘에 드세요?

집세는 내지

딸은요?

환경미화원이야

- 여자 형제는 있니?
- 아뇨, 오빠가 둘 있어요

그 애들도... 입양됐니?

아뇨

그들은 뭘 하지?

한 명은 컴퓨터 세일즈맨이고
다른 한 명은 주유소를 해요

네 엄마가
널 자랑스러워했겠구나

- 그랬어요
- 나도 그랬을 거야

왜 날 안 보려고 했죠?

아무도 너에 대해
모르기 때문이야

내 딸애에게
충격을 주고 싶지 않았어

내가 태어났을 때 말예요

그럴 수가 없었어

너무나도 상심해 있었거든
내게 보여 주려고 했지만

또 안겨 주려고 했지만
도저히 나 난 그럴 수가 없었어!

나도 뭐가 뭔지 몰랐어
16살밖에 안된 애였으니까

선택의 여지가 없었어

널 봤다면 보내지 못했을 거야
내 말 믿지?

널 원망하지 않아

최근에 알아냈니?

아뇨, 7살 때 알았어요

- 부모님이 얘기해 주셨니?
- 네

- 좋은 사람들이었구나
- 그래요

바베이도스에서 돌아오는
비행기에서 엄마가 말씀하셨죠

어린애였는데

상심했겠구나?

구름만 쳐다봤어요

한번이라도 내 생각을 했나요?

물론이지

하지만 잃어버린 걸
한탄만 할 순 없잖니

내가 찾을 거란 생각은
안하셨어요?

그런 일은 상상도 못했어

- 후회하지 않니?
- 아뇨

기뻐요

당신 인생에 끼여들
생각은 없어요

단지 보고 싶었어요

누군지 알고 싶었어요

얘야...

앞으로 무엇을 하든지
다 잘되기를 바란다

항상 네 생각을 하마

왜 그렇게 조용해요?
무슨 일 있어요?

- 나갈 거니?
- 조금 이따가요

괜찮아요?

난 아무렇지도 않아
다 괜찮아

- 오늘은 뭐가 있든?
- 냉동닭이오

- 길거리에?
- 쓰레기통에요

얼어 있었죠

성인용 잡지하고

- 집에 가져 왔니?
- 아뇨!

더 나쁜 직업도 있잖아

웃어야지 어쩌겠니

안 그러면 울게 되지

- 호텐스?
- 그런데요

나다

안녕하세요

- 집에 있을 줄 몰랐어
- 있잖아요

내가 전화한 건...

어제 널 만나서 정말 좋았다는
얘기를 하고 싶어서야

고마워요

하루 종일 네 생각을 했어

나도 엄마 생각을 했어요

그래...

그 말을 해 주고 싶었다

고마워요

무슨 말을 해야 할런지...

집엔 잘 갔니?

네, 고마워요

오늘 뭐 하셨어요?

뒷마당에서 일광욕을 했어

- 뭐 하고 있었니?
- 더위를 좀 식혔죠

- 꽤 덥지?
- 네

하고 싶은 말을 다했으니...

잘 있어라

또 만나고 싶어요

- 그럴래?
- 네

나야 좋지

이탈리아 음식 좋아하세요?

난 다 잘 먹어
중국음식, 터키음식 등등

- 왜 그러니?
- 아녜요

너무 좋아요

이번엔...

다른 쪽으로

그리고...

좋아요, 얼굴을 이쪽으로
돌려 보세요

문을 닫아 주실래요?

그러죠

미안해요

처음 사진은 누가 찍었죠?

아빠요, 변호사가 그 사진은
별로 안 좋대요

경찰이 찍은 사진도 있나요?

아뇨

이번엔 좀 가까이서 하죠
밀폐 공포증이 없길 바래요

없어요

다행이군요

좋아요, 이번엔 머리를...

고마워요

미안해요, 좋아요

좀더 가까이에서!

자... 썩 맘에 드는 건 아니지만

이 정도면 됐겠죠

- 최악으로 보여야 돼요
- 그래야죠

일자리도 잃었어요
잘하고 있었는데!

무슨 일이었는데요?

뷰티 컨설턴트였어요

고개를 조금 들고
그대로 있어요

됐어요

무슨 일이었죠?

안전벨트가 끊어져서
앞유리로 튕겨 나갔어요

내 차도 내가 운전한 것도
아녜요, 내 잘못이 아녜요

- 아까 말했잖아요
- 내 잘못이 아녜요!

괜찮아요?

- 운전자도 다쳤나요?
- 아뇨, 불행하게도

당신한테 인심을
단단히 잃었군요

그 뒤로 안 만났어요
보고 싶지 않아요

인생은 불공평해요
항상 당하는 사람만 당하죠

네, 아주 좋아요

한 번 더!

- 영수증 받으세요
- 고마워요

- 내일 아침에 전화하세요
- 좋아요

조심해서 가세요

정말 끔찍해요

- 어쩌다 저렇게 됐죠?
- 교통 사고였대

- 예쁜 여자인데!
- 이젠 아니지

비극이에요

저 거렁뱅이가
허튼수작을 하는군

계속 날 쳐다보는데
정말 소름 끼쳐요

이럴 수가!

그 여자가 얼마나
얻어낼 수 있을까요?

- 뭘?
- 보험금 말예요?

운이 좋으면
만 5천이나 2만 파운드쯤

내가 그런 일을 당했으면...

자살했을 거야

- 올 줄 몰랐어
- 굉장히 미안하군요

- 안녕하세요
- 안녕, 제인

마사지를 받았어요
차 마시고 싶어 죽겠어요

- 누군지 알겠어?
- 가로등 옆에 있는 남자?

스튜어트 크리스찬이잖아!

- 아녜요
- 맞아

- 그는 시드니에 있어요
- 그래?

이쪽으로 와요

- 좋아 보이지 않는군
- 그 남자예요!

괜찮아, 아는 사람이야

- 그래요?
- 원하는 게 뭘까요?

- 누가 알겠어?
- 잘난 당신이 처리해요

고맙군

어서 오게, 스튜어트

오랜만이군

그래

어떤가?

- 다 좋아
- 다행이군

자네도 좋아 보여

- 아직도 여기 있었군
- 그래

다행이야

자넬 호주에 빼앗긴 줄 알았어

그거야...

- 부인과 애들은 어떤가?
- 모린이던가?

모니카야, 애들은 없네

모니카는 잘 있어

자네한테는 잘됐군

- 아직도 사진 찍나?
- 이게 다 뭔가?

뭐 하고 있는 거야?

- 스타일을 다 잃어버렸잖아
- 그런가?

꼭 치과 대기실 같군

차 한잔 했으면 좋겠어

자네가 20대이거나
백만장자라면 좋겠지?

애가 9명쯤 있다면? 좋아!
그것도 대환영이지

하지만 자네나
나 같은 신세는

아무리 실력이 좋아도
소용이 없어

난 경험만 쌓고
이제야 돌아왔네

안됐군요

우리에게도 방대한
계획들이 많았었죠

여긴 넓잖아

- 그건 사실이죠
- 빌어먹게 넓지

당신은 여전히 아름답군

다시 일을 시작할 생각인가?

아니, 잊어버려
고통이 너무 커

그게 어떤 건지 잘 알잖아

등이 휘어라고 땀 흘리며
사람들을 웃게 만들면서

뭘 얻지?
아무것도 없어

이쪽은 내 조수 제인일세

이쪽은 크리스찬 씨야
이 가게를 파신 분이지

그가 아가씨하테 잘해 주나?

- 그런 편이죠
- 언제라도 내 밑에 와서 일해

고맙지만 여기가 좋아요

부인은 돌아오기 싫었겠어요

어떤 부인?

그 망할 계집?

같이 가지도 않았는걸

- 지금 어디에 머물고 있나?
- 그레이스에 있네

- 에섹스 말인가?
- 어머니 집이지

어머니가 좋아하시겠군

잔소리할 수 있는
아들이 돌아와서요

돌아가셨어

내가 방콕에 있을 때

- 참 안됐군
- 유감이에요

자주 뵙지도 못했는걸 뭐
내가 그리운 건 아버지야

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지

호주 날씨는 좋죠?

너무 더워

거긴 너무 덥고
여긴 너무 추워

- 변한 게 별로 없군
- 페인트칠만 했지

- 아직도 브로티카를 쓰는군
- 그래

지금쯤 더 비싼 걸
쓸 줄 알았는데

능력은 돼

돈 좀 벌었나 보지?

그럭저럭 해나가고 있네

내 가게 가지고
아주 잘하고 있었구만

내 가게야

아니, 이건 내 가게야

아냐! 자네 거였지만 내가 샀으니
이젠 내 거야

- 이건 중고품 가게였어
- 그랬지

- 아무것도 없었다고
- 나도 알아

자네에게 내 신용과
단골을 엄겨줬다고

- 내 명성을 줬다고!
- 자네가 준 건 아무것도 없어

- 단골 목록은 모두 쓰레기였어
- 그렇지 않아

그걸 써 보려고 했지

편지를 쓰고 전화도
했지만 소용없었어

이 가게로 성공한 건
순전히 내 힘이야

- 헛소리!
- 헛소리가 아니라 사실이야

- 결혼식을 몇 번이나 찍지?
- 많이

- 얼마나 많이?
- 1년에 40번쯤

- 난 140번은 했어
- 혼자서 말야?

그런 건 아냐
혼자 하는 사람은 없어

- 난 해
- 그러니 자넨 멍청하지

사람을 써서
일을 찾아오게 해야지

삼류를 고용하고 싶지 않아
내 명성에 먹칠하면 어떡해?

- 난 삼류가 아냐
- 그렇다고 한 적 없네

- 난 아니라니까!
- 자네 얘길 한 게 아냐

- 날 그 따위로 부르지 마
- 자네를 두고 한 말이 아냐

난 아직 할 수 있어

아직도 안목이 있다고!

그런 건 아무도 못 가르치지

- 난 아직도 사진사야
- 물론이지

혹시 도움이 필요하면
걱정 말게, 친구

- 난 잘할 수 있어
- 그래

무슨 말인지 알겠어
기억하고 있겠네

- 카메라도 빌려 줄 수 있지?
- 물론이야

내 것은 도둑맞았어

좋았어

- 고맙네
- 천만에

영원히 안 갈 줄 알았어요

다행히 갔잖아

- 차 준비됐다
- 알았어요

- 엄마는 안 마셔요?
- 그래

왜요?

외출할 거야

어디 가는데요?

- 갔다 올게
- 어디 가는지 말 안해 줘요?

- 넌 어디 간다고 말했었니?
- 어디 가신 적 없었잖아요

오늘 밤엔 갈 거야
잘 있어

- 재미있게 보내세요
- 먼저 자라

요즘 이상해지셨어

- 어디 가셨는데?
- 누가 알아? 말을 안하셔

모리스 삼촌은 괜찮은 편이야
와인이 잔뜩 있지

- 진탕 마실 수 있어
- 맘에 드는군

솔직히 말해서
네 앞에서는 좀 쑥스럽구나

그러지 마세요

어쩜 그렇게 앉은 폼이
꼭 모델 같구나

그래요?

- 어렸을 때 무척 예뻤겠지?
- 네, 그랬죠

그러지 마!
네 모습대로 있어

그만 해! 얼굴 망치잖니

얼굴을 잡아당겨
엄마를 화나게 했었죠

그랬니? 웃으셨겠지?

아뇨

- 엄마가 산파였다고?
- 네

나도 해봤으면 좋겠구나
아기를 무척 좋아하거든

- 미안하다
- 괜찮아요

건배!

- 맛 괜찮아요?
- 아주 좋아

감상적이지?

음식은 언제 나오니?
너무 황홀하다

궁금한 게 많았는데
생각이 안 나요

얘기할 사람이 있어 좋구나

손을 줘 보렴

피부가 정말 매끄럽구나

어디 한번 볼까?

- 손금 볼 줄 아세요?
- 옛날엔 그랬지

그만둔 지 오래됐어
이제 아무도 관심이 없거든

널 몰랐어도 이걸로
네가 얼마나 착한지 알겠어

마음도 넓고
만수무강 하겠어, 어디 보자...

자식은 둘쯤 있고

애를 낳고 싶니?

- 잘 모르겠어요
- 몰라?

- 아직은 몰라요
- 아냐, 넌 알아

- 별자리는 뭐지?
- 사자자리예요

생일은? 7월 23일이지

당연히 내가 알아야겠지

어제였잖아?

네, 일요일요

내가 전화했을 때
왜 아무 말도 안했니?

- 별것도 아닌걸요
- 생일파티 했니?

- 아뇨
- 그럼 뭘 했지?

집에서 책을 읽고
술도 한잔 했어요

- 혼자서?
- 예

생일 축하한다, 얘야

고마워요

지금은 밖에 나왔잖니?

- 네, 좋은 사람과요
- 네 엄마와!

- 운전을 배우는 게 어떠니?
- 뭣 하러요?

- 생일선물로 학원 보내 줄게
- 바보 같은 소리 말아요

차 한 대 사는 것도 좋잖아

- 오늘 밤엔 안 나가요?
- 그래

왜요?

- 넌 나가니?
- 나중에요

- 어디 가니?
- 술집에요, 엄마도 처신 잘해요

- 무슨 말이냐?
- 임신하고 싶진 않잖아요

- 뻔뻔스런 말 좀 그만 해
- 난 젊기라도 하죠!

- 괜찮아요?
- 보고 싶었다

- 이건 누구죠?
- 또 시작이니?

어서요, 누구죠?

- 난 아니지?
- 아녜요

- 그럼 누구?
- 실베스타 스탤론요

그 사람 말은
하나도 모르겠더라

- 그래도 보는 건 좋잖아요
- 내 타입이 아냐

- 어떤 타입을 좋아해요?
- 영화배우 말야?

- 네
- 말론 브란도 살집 있는 게 좋아

넌 어떤 남자를 좋아하니?

- 지적이고 감수성 있는 남자요
- 외모는 상관없니?

그런 건 아니지만
머리 속이 비면 곤란해요

- 흑인 남자친구만 있었니?
- 아뇨

일처리는 잘하고 있니?
있잖아, 애를 원치 않으면...

콘돔을 써요

- 넌 그걸 쓰는 구나?
- 그게 가장 좋은 방법이죠

- 정말 조심해야 해
- 자신을 보호해야죠

- 다음주면 딸에 생일이야
- 몇 살이죠?

좋은 때군요

이제 네 동생이구나

그렇군요

- 엄마를 닮았나요?
- 조금

네가 오히려 나와 많이 닮았어
비슷한 체격이잖아

- 눈은 무슨 색이죠?
- 푸른색

내 남동생이 그 애를 위해
파티를 열 거야

잘됐군요
엄마 부담이 덜어지겠어요

그런 셈이지

네가 못 와서 유감이다
새 식구도 만나고 좋을 텐데

참, 깜박했구나

생일 축하한다

- 뭘 이런 걸 다 사 오세요?
- 대단한 것도 아냐

고마워요

울지 마세요

- 물어 볼 걸 그랬어
- 뭘요?

- 누구를 데려가도 되냐고 말야
- 글쎄요, 가족끼리의 모임인데

너도 이제 가족이잖니
네가 자랑스럽다

모리스, 부탁할 게 있어

뭔데?

- 일요일에 있는 파티 말야
- 바비큐 파티?

친구를 데려가도 될까?
얘야!

여보세요?

- 남자야?
- 물론 아냐, 바보 같긴!

그럴 가능성은 희박해

- 그럼 누군데?
- 직장 동료야

몇 번 같이 외출했었어

일요일에 만나기로 했는데
깜빡했지 뭐니

- 괜찮을까?
- 그럴 것 같아

그럴 것 같다니 무슨 말이야?

- 아냐, 괜찮아
- 잘됐다

- 그래도 물어봐
- 누구한테?

내가 전화 안하면 함께 와

- 아무도 괴롭히고 싶지 않아
- 걱정 마

- 정말 괜찮겠니?
- 그렇다니까

알았어, 그럼 그때 보자

- 록산에게 안부 전해 줘
- 그래

- 안녕
- 그래, 잘 있어

동생에게 물어 봤는데
같이 와도 된대

어때, 가고 싶니?

글쎄요

네가 내 친구라고 말했어

좀 어색할 것 같아요

무슨 소리야?
나와 있는 거잖니?

- 썩 내키지가 않네요
- 오고 싶어하는 줄 알았어

그랬어요

물론 맘을 바꿨을 수도 있지

- 난 기대를 많이 했단다
- 알아요

- 그래, 어쩔래?
- 좋아요, 갈게요

- 정말이니?
- 네

잘됐다
주 중에 다시 전화해서

주소를 알려 줄게

그러세요

- 잘 있어
- 안녕히 계세요

안된다고 해야죠
내 꼴이 뭐예요?

- 이젠 거절도 못하고!
- 당신 맘이지

누군지도 모르잖아요

같이 몇 번 외출했던 친구래

- 두 명의 사이코 여자라니
- 친구라도 있는 게 다행이야

- 근사한 시간이 되겠군!
- 제인도 오라고 해야겠어

초대하고 싶은 사람 또 있어?
정원 의자도 겨우 4개 뿐인데!

진통제 두 알만 줘요

여기 있어

피시 앤 칩스 먹고 싶어?

- 비꼬지 말아요
- 그런 거 아냐, 미안해

- 초인종을 눌러
- 관둬요, 노크했어요

알았다

- 어서 와요
- 잘 있었어?

잘 찾아왔군요

- 정말 오랜만이네
- 그래요, 고마워요

안녕, 생일 맞은 아가씨!

- 안녕하세요
- 예쁘구나!

- 폴이에요
- 어서 와요, 폴

- 안녕하세요
- 반가워요

그이가 왔네

모두 들어와요

- 어서 와, 제인
- 안녕하세요

제인이에요
전철역에서 태워 왔죠

- 왔구나, 잘 있었니?
- 안녕

안녕, 삼촌

이거 받으세요

- 뭘 이런 걸!
- 받으세요

잘지냈니?
폴이에요

- 나는 안아 주지 않을 거니?
- 물론 해야지

- 안녕, 얘야!
- 삼촌 죽이겠어요

자리를 튼튼하게 잡았구나

- 사랑스런 조수 제인이야
- 우린 전화로 통화했었지?

- 네
- 코트 이리 다오

뭐 마실래?
레드, 화이트, 로즈, 맥주?

- 화이트 와인으로 할래요
- 전 맥주요

- 고맙네
- 뭘요

- 누나는?
- 화이트로 다오

- 제인은?
- 로즈 와인이요

알았어

- 친구는 왜 안 오죠?
- 나도 몰라

- 재떨이 있니?
- 거실 탁자에 있어요

아직도 담배를 못 끊었군요

인생의 기쁨 중에 하나인걸
꽃 색깔이 아주 밝네요

- 맘에 안 들어?
- 아뇨, 꽃병에 꽂을게요

- 사진이 왜 저기 있죠?
- 우리 맘에 들어서

웃지마, 멍청해 보여

초기 작품이야

넌 징징댔었지

삼촌은 망할 카메라 뒤에
숨어 있고요

말조심해라

- 일은 어떠냐?
- 그럭저럭 괜찮아요

- 아직도 할 만하니?
- 네

- 전문대는 언제 갈 거니?
- 그 얘기 관둬요

- 갈 거지?
- 안 가요

- 가야 돼, 넌 똑똑하잖니
- 써먹고 싶지 않아요

- 맘대로 해라
- 그럴 거예요

- 폴은 비계 세우는 일을 해요
- 엄마한테 들었다

꽤 힘든 일이지?

- 그럴 때도 있죠
- 특히 겨울에

맞아요

- 지중해 분위기를 냈죠
- 예쁜 부엌이에요

- 이건... 이런!
- 목욕탕이 크네

아래층 화장실에요

- 편리하겠네, 정원에 있다가...
- 네, 아주 편해요

복숭아 색이라 안정된
느낌을 주죠

이제 화장실이 어딘지 알았지?

잠깐만, 제인
이게 차고야

벽장인 줄 알았어요

- 새 차야?
- 네, 제 차에요

전에 차는 뭐가 문제였는데?

문제없었어요
이층을 보여 줄게요

여기부터 시작하죠

- 온수탱크군
- 여기다 빨래를 말리죠

- 일종의 빨래건조실이군요
- 공간이 좁아

이건 모리스 목욕탕이고!

- 온수탱크랑 색깔이 맞네요
- 카펫은 다 새 거야?

그럼요

이건 부부 침실

- 꼭 새색시 방 같네
- 너무 예뻐요

늘 이런 침대를 쓰고 싶었어

모리스가 몸부림치는 게
눈에 선하군

- 킹 사이즈예요
- 꼭 동화 속 같아요

- 돈깨나 들었겠군
- 푼돈은 아니었죠

목욕탕이 또 있네!
그건 내가 써요, 침실에 딸렸죠

각자 하나씩 쓴다고?
정말 근사하지, 제인?

- 꼭 호텔 같아요
- 서로 걸려 넘어질 염려가 없지

없는 게 없군요

- 친구는 왜 안 와?
- 왔잖아요

- 아니, 엄마 친구 말야
- 무슨 말이에요?

엄마가 직장 동료를
데려와도 되냐고 물었어

- 금시초문인데요?
- 그래?

- 네게 얘기 안했다고?
- 안했어요

이상하군

같이 만나던 여자군요
엄마는 정말 엉뚱해요

- 안녕하세요
- 미안하지만...

전 신시아의 친구예요

그렇군요

- 어서 와!
- 안녕

- 난 형님이...
- 어서 들어와

- 내 친구 호텐스야
- 안녕하세요

- 내 시누이야
- 반갑습니다

- 모니카예요
- 안녕, 모니카

내 동생도 인사시켜 줄게

- 코트 줄래요?
- 호텐스야

고마워요

- 내 꼬마 동생 모리스야
- 안녕하세요, 반가워요

- 어서 오세요
- 정말 꼬마 동생이지?

- 호텐스야
- 호텐스?

네

여긴 내 딸 록산이야

생일 축하해요

뭘 이런 걸 사 왔어!

괜찮아요

- 록산 약혼자, 폴이야
- 약혼 안했어요

- 반가워요
- 이쪽은...

- 제인이에요
- 모리스의 조수야

- 안녕하세요
- 만나서 반가워요

- 뭐 마실래요?
- 화이트 와인 주세요

- 고마워요
- 천만에요

- 이따가 마셔야지
- 안돼, 아껴 둬라!

나중에 케이크와 함께
마실 것도 있어요

- 집을 못 찾는 줄 알았어요
- 헤맸죠

- 택시 타고 왔어요?
- 차를 몰고 왔어요

- 정말 고마워요
- 여기 있어요

- 더 마실 사람?
- 너도 같이 한잔 하자

- 난 됐어요
- 제인, 괜찮아?

- 과자 좀 들래요, 호텐스?
- 아뇨,됐어요

- 난 폴을 오늘 처음 만났어
- 그래요?

비계 세우는 일을 해

또 한 병 비웠다!

- 꽤 위험한 일이죠?
- 그럴 때도 있어요

- 이리 와서 먹어
- 높이 올라갈 때도 있어요?

가끔은요

- 당신과 자연뿐이겠군요
- 떨어진 적 있어요?

- 좀 먹을래요?
- 아뇨, 나중에 하죠

- 우리 엄마와 일한다고요?
- 그래요

- 기계 쪽 일요?
- 아뇨

- 폴, 내일 저녁에 오겠어?
- 글쎄요...

우린 나갈 거예요

집에 들렸다 나갈 거지?
네 생일이잖아

- 그게 뭐 대수예요?
- 선물도 아직 못 줬어

닭요리예요
샐러드 좀 줄까?

네

- 내가 갖다 줄게
- 내일밤 특별한 계획 있어?

- 늘 그렇듯이 술집이죠 뭐
- 손으로 먹나요?

맘대로 해, 발로 먹든지!
나이프와 포크가 있잖아

때는 늦었어요

- 공장에서 뭘 하죠?
- 맛있겠네요

- 독이 들었는지도 몰라요
- 샐러드 집게는 거기 있어요

- 엄마 상사는 아니죠?
- 아녜요

- 여기 있어
- 고마워요

- 폴, 샐러드 줄까?
- 전 됐어요

- 몸에 좋은 거야,먹어 봐
- 싫다잖아요

제인은? 샐러드 줄까?

네, 고마워요

- 록산, 직업이 뭐예요?
- 환경미화원이에요

- 실업수당 주는 일요?
- 거리청소부예요

그래요? 감자 드실 분?

내 접시를 신시아가...

여기 있어
호텐스도 하나 줘요?

- 네
- 저도 주세요

고마워요

- 여자 청소부도 있군요
- 소시지와 버거야

맛있겠네요

이건 록산 거

네 이름이 써 있어
탄 거 말이야

- 폴, 감자 줘요?
- 네

크고 맛있는 거

여기 있다

- 모니카, 음식 담아 줄까?
- 내가 할게요, 앉으세요

모리스는 어쩌고?
계속 일만 하게 할 거야?

난 여태 주섬주섬 먹었어

- 형님, 감자 갖다 놨어요
- 샐러드도 먹어야지

- 집게 좀 줘
- 버터 있어요?

잠깐만 기다려

겨자소스도 주실래요?

- 꼭 미국사람 같구나
- 고마워요

샐러드도 먹고!

- 폴, 버터 줘요?
- 괜찮아?

버터를 기다리는 중이에요
여기 있어, 누나

- 모리스!
- 이제 입 좀 다물겠군

- 스테이크 들고 계세요?
- 그래, 고마워

입맛을 돋구어 줄 거예요

겨자소스 드려요?
프렌치 드레싱을 드려요?

근사하구나, 모리스

갑니다!
암소 반 마리는 되겠죠?

엄청 크네!

- 다 같이 먹어도 되겠어
- 그거면 혈색이 돌겠어요

스테이크 더 먹고 싶은 사람?

넌 안 먹을 거니?

- 모리스는 안돼요
- 금지됐어

- 폴, 겨자소스 줄까?
- 정말 맛있군요

안 먹고는 못 살지
먹는 것도 사회적인 관습이에요

- 정말 좋은 집이에요
- 우리도 맘에 들어요

- 나중에 구경시켜 줄게요
- 보고 싶군요

정말 근사해요

- 호텐스, 아파트에 사나요?
- 네

혼자 살아
주택융자 할부금을 내고 있대

- 어디 사는데?
- 킬번요

직장에서 꽤 머네요
올드켄트가까지 통근하려면

전철을 타요

차를 몰아

전철역까지는 차로 가요

- 폴은 잠만 자는 방이지?
- 네

- 안됐군요
- 나도 혼자 살고 싶어요

- 부모님과 사나 보죠?
- 아뇨

둘이 같은 기계에서 일해?

아니, 그쪽은 나 혼자뿐이야

록산, 일하는 시간은
조절할 수 있어요?

그러면 좋게요

- 전문대에 갈 동안만 할 거야
- 전문대는 안 가요

호텐스도 전문대를 졸업했어

- 뭘 전공했죠?
- 검안법요

그게 뭐죠?

- 눈과 관계 있는 거죠?
- 맞아요

- 시력 검사말이야
- 전공한 걸 다 포기했다구요?

그렇진 않아요

판지 상자 제조 공장에서
뭘 하는데요?

- 연구를 해요
- 그거 흥미롭군

- 무슨 연구?
- 의학이죠

엄마 머리를 검사하나요?

못 들은 체 해

- 그녀 머리는 아무 이상 없어요
- 4년제 대학도 다녔어요?

- 네
- 학위를 땄어요?

- 네
- 그래서 눈을 유심히 보잖아

맞아요

왜요?

눈을 보면 그 사람에 대해
알 수 있죠

- 맞는 말이야
- 그래요?

눈은 마음의 창이다!

- 적절한 말이군, 제인
- 정말 맞는 말예요

- 더 마실 사람? 호텐스?
- 됐어요, 운전해야 돼요

- 난 좀 다오
- 나도요

이 욕심쟁이!

폴, 호텐스한테 좀 배우게

- 면허증이 취소됐대
- 그만 해요, 엄마

- 사고라도 났나요?
- 술이 좀 과했죠

폭주가인가요?

- 함께 외출했던 사람이에요
- 그래

내가 남자라도 만난 줄 알았나?

그럴 수도 있지
아직도 매력은 있으니까

정말 역겨워요

호텐스, 하나 줄까?

아예 다 터뜨려!

- 안돼요!
- 불꽃놀이 같네

삼촌, 너무 웃겨요!

샴페인도 따요!

- 내 카메라 어디 있지?
- 저기 있어요

- 꼭 찍어야 돼요?
- 물론이지!

- 삼촌, 조준 잘해요
- 좋아, 준비됐어?

록산, 이제 촛불 꺼
모두 빙 둘러서요

누나는 이쪽으로 서고
호텐스, 안쪽으로 서요

- 폴, 이쪽으로 서게!
- 빨리 해요, 내 눈섭이 타요

소원을 빌고 한 번에 꺼라

- 그리고...
- 치즈!

소원을 꼭 이루렴
받아라

누나...

- 근사했어요
- 그리고 폴

- 누나도 한 잔 더
- 고맙다

이게 정말 사는 거야

맞아요, 나도 한 잔!

당신 차례예요

록산의 21살 생일을 축하하며
다 같이 건배합시다

이제부터 법적으로 성인이지만
재미는 훨씬 덜할 거다

법적인 성인은 18살이니
내 말에 어폐가 있군

- 생일 축하한다
- 고마워요

생일 축하한다

- 받아라
- 이게 뭐에요?

- 도서 상품권
- 웃기지 말아요

이럴 수가, 삼촌!
고마워요

- 21살 생일이잖니!
- 고마워요, 숙모

생일 축하한다

한꺼번에 써 버리지 마라

생일 축하한다

네 선물을 가져 올 걸 그랬어

내일 주면 되지
진짜는 내일이잖아

내일은 못 볼 거야
앉도록 하자

그래요, 모두 앉아서
케이크를 드세요

- 모두 앉아
- 난 어디 앉아요?

아무데나
폴, 끝으로 가

- 화장실이 어디죠?
- 저 안쪽에 있어

끝에 있는 문이에요
불은 왼편에 있고

참한 아가씨야

- 그래, 맞아
- 상당히 좋은 여자야

괜찮은 편이네요

- 폴, 괜찮아요?
- 좋아요

- 셔츠 다 말랐어요?
- 네

- 엄마를 닮았어
- 그래?

그녀 어머니도 알아요?

공장에서 일하나 보지?

너도 봤잖니?

그 애는 내 딸이야

대체 왜 그래요?

모리스...

- 호텐스는 내 딸이야
- 웃기지 말아요

취했나 봐

그럼 저 애가...

뭐요?

호텐스는 네 언니란다

뭐라고요?

그 애는 록산의 이복 언니야

케이크 먹으렴

- 왜 그래요?
- 난 괜찮아

얘기했단다

네가 누군지 다 말했어

이러지 않는다고 했잖아요

이미 엎지러진 물이야
네가 말하렴

- 정말이니?
- 네, 맞아요

- 록산에게 말 안했어?
- 미안하다, 얘야

무슨 곡절인지 누가 말 좀 해요

네 언니야!

삼촌?

숙모?

말해 줘야 한다고 했잖아요

록산! 제발!

만지면 가만 안 둘 테야
이 더러운 여자같으니!

아비 없는 자식이
하나로도 부족해서

- 둘 씩이나 돼요?
- 그만 해!

록산!

모두 앉아라

전 그만 갈게요

아냐, 가지마
앉아 있어

제인, 케이크 먹어

때가 안 좋았어

그럼 언제가 좋은 때인지
말해 봐

폴, 코트 가져 와

- 가지 마라
- 왜 말 안했어요?

네가 아는 줄 알았어

옛날엔 숨기지 않았어요

- 미안하다
- 더럽게 실망했어요!

- 그런 말 마라
- 선물은 정말 고마워요

내 파티를 망쳤으니
행복하길 바래요

록산! 록산!

진심은 아니었을 거야
놀라서 그런 것뿐이야

- 어디 가는 거냐?
- 몰라요

네겐 충격이 컸겠지

이해가 안돼요
삼촌은 알고 있었나요?

사내애였는 줄 알았어

- 추잡한 여자야
- 그렇지 않아

- 더럽다고요!
- 널 사랑해, 우리 모두!

- 돌아올 거냐?
- 아뇨

- 와야 돼
- 뭣 때문에요?

- 받아들여야 돼
- 뭘요?

생일 카드를 놓고 갔네

괜찮아
우편으로 부쳐 주지 뭐

내가 가지고 갈게

형님을 다시는 안 보려 할걸요

- 그러길 바라지?
- 내가요?

18년 간이나 그렇게 해 왔잖아

아버지가 날 미워하게 만들고
모리스도 빼앗아 가고

내 딸도 등을 돌리게 만들고
다음엔 저 애 차례겠군

- 호텐스, 미안하게 됐어
- 제인, 다 먹었어?

- 앉지 그래요?
- 기억력이 나쁘군

대체 무슨 소리예요?

내가 돈을 안 줬으면
오늘날 이렇게 되지도 못했어

그건 형님 돈이 아니라
아버님의 보험금이었어요

- 나와 록산을 위한 거였어
- 모리스도요

모리스는 필요 없다고 했는데
너와 얘기한 뒤 맘이 변했어

받을 자격이 있었어요

난 새벽 5시에 청소일 한 다음
애를 학교에 데려다 주고

- 또 하루 종일 일하러 나갔어
- 우리가 그걸 몰라요?

넌 모리스와 만난 뒤로
그 애 돈만 축냈어

돈은 쓰라고 있는 거예요
그래도 우린 뭔가 해냈다고요

그랬어?
애도 좀 낳아 키워 보지 그래?

엄마는 사랑을 받아 본 적이
없었어

- 너와도 사이가 안 좋고
- 내 탓이 아녜요

나도 알아
엄마에겐 네가 필요해

- 가자
- 싫어요

폴, 자네 생각은 어떤가?

- 삼촌 말씀이 맞아
- 진심이야?

그래

- 난 아무 말도 안할 거예요
- 안해도 돼

그냥 듣기만 해, 가자

미안하다, 록산
튀어 나온 말이야

- 파티를 망칠 생각은 없었어
- 삼촌, 말 좀 하세요

누나, 그냥 놔둬

진실을 얘기해 줘

15살 때 임신을 했어

네 할아버지가 날
이 고장으로 보내셨어

저 애가 날 찾으리라곤
상상도 못했어

하지만 진실을 밝혀서
난 기쁘다

저 애 탓이 아냐
오고 싶어하지도 않았는걸

네게 상처 주고 싶지 않아서야
나도 마찬가지였고

직접 말해 줘라

사실이야
네가 상처받을까 봐 걱정하셨어

미안해

괜찮니?

네가 다신
안 돌아올 거라고 했어

누가?

난 그런 말 한 적 없어요
그 버릇은 여전하군요

그렇게 말했어

네가 틀렸지
이렇게 돌아왔잖아

너도 알아야 된다고 생각했다

- 진작 말했어야지
- 물론 그래

하지만 그럴 필요가
있을까 싶었어

넌 다 얘기하나 보더라

내 얘기인가 본데
아내에게 왜 못해요?

그럼 왜 아내답게
행동하지 않지?

뭐라고요?

- 왜 애 하나도 안 낳아 줘?
- 누나, 그만해

- 그건 우리 둘 문제예요
- 넌 이기적이야

넌 괜찮을지 몰라도
모리스는 애를 원해

- 엄마, 그만 해요!
- 누나는 아무것도 몰라

- 그래?
- 누나가 모르는 게 있다고!

- 모리스!
- 그게 뭔데?

말해

뭘 말야?

왜 말을 못해?

아내는 애를 못 낳아

간단하지
임신이 불가능하다구

검사란 검사는 다 받아 봤어

별의별 짓을 다 해보고
수술도 받고! 15년 동안을!

하지만 소용없었어

당신을 너무나 사랑해

그 문제로 우리 사이가
끝날 뻔했지

당신도 알잖아

마침내 말했군!

세상이 두 쪽 나지도 않네!

비밀과 거짓말들!

우리 모두 고통 속에 있는데
왜 함께 나누면 안되지?

내 평생을 남들 행복에만
바쳤는데

정작 내가 가장 사랑하는
세 사람은 서로 증오하고 있어

난 더 이상 못 견디겠어!

미안하다, 호텐스

- 넌 정말 용감해
- 정말 멍청하죠

그렇지 않아

넌 진실을 찾으며
고통까지 감내할 각오를 했어

정말 존경스럽다

진심이야

형님은 복이 많아요

- 정말로 공장에서 일하니?
- 아뇨

- 그럼 뭘 하지?
- 검안사예요

가족이 된 걸 환영한다

우리 아빠가 당신 같으면
얼마나 좋을까요?

정말 멋진 분이세요

이름은 빙햄이었어
네 아빠 말이다

미국 사람이었지

베니돔에 놀러 갔다가 만났어

의대 학생이었어

어느날 아침에 가 보니
가 버리고 없더구나

좋은 사람이었어

정말이야

제 아버지도
좋은 사람이었나요?

내 가슴을 찢어 놓지 마라

난 괜찮아요

제발, 록산...!

난 너무 두려워

뭐가요?

당신이 더 이상
날 사랑하지 않으니까

옛날처럼 말야

여보...

내가 당신을 얼마나
사랑하는데요

날 사랑해?

우리에겐 서로가 있잖아

그런 난장판은 처음 봤지?

네가 우리 엄마 집을 봐야 돼

엄마가 그리워?

그래

- 엄마랑 친했어?
- 날 힘들게 할 때도 많았지

- 엄마란 그런 존재잖아
- 그래

오래된 내 의자야

항상 여동생을 갖고 싶었어

오빠들과 나이 차가 많아서
거의 혼자 놀았거든

이해해

왜 웃어?

우리가 자매 같니?

모르겠어

언니는?

- 이상해
- 그래

- 그래도 싫지는 않아
- 나도 그래

아직 잘 알지도 못하는데

- 언제 함께 외출할까?
- 그래

- 네 단골 술집에 가자
- 좋아

날 누구라고 할래?

- 이복 언니?
- 그래

- 설명하려면 한참 걸릴 텐데?
- 사실대로 말할 거야

- 그럴래?
- 물론

- 그래, 진실이 최고지
- 맞아

그래야 상처받는 사람이 없지

얘들아, 차 준비됐다!

어서 오렴

- 비스킷 줄까?
- 괜찮아요, 고마워요

- 앉거라
- 괜찮으세요?

물론

됐어

누가 상상이나 했겠니!

둘이 그렇게 앉아 있으니
꼭 정원의 요정 상 같구나

- 이게 바로 사는 거야!
- 맞아요